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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3주년 특집] 3주년 기념 토크쇼 - 공룡과 우주가 철학을 만났을 때

입력 : 2017-11-02 13:41:00
수정 : 0000-00-00 00:00:00

 

파주에서 3주년 토크쇼
- 공룡과 우주가 철학을 만났을 때




촛불혁명으로 문재인정부가 들어섰지만, 삶의 구석구석에는 아직도 구석기 같은 비민주적, 부조리한 일상이 여전히 있습니다. 시민이 주인이 되고, 주민이 정치의 주인이 되는 길은 지방자치의 확대,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에 있다고 믿기에 지역신문의 역할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은 ‘지역’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지역의 활동이 전국적이고, 전세계적이고, 전우주적인 문제와 연관되어 있기에 각기 다른 분야의 3분의 전문가를 모시고, 지역활동의 가치와 지역신문의 미래를 토론했습니다. 

 

토론자 :
(1) 서울과학관 관장/ 신간 [공생, 멸종, 진화] , [해리포터 사이언스]
    이정모 – 멸종과 민주주의 
(2) ‘파토의 과학하고 앉아있네’ 팟캐스트 운영/ [삐딱한 세계사] / [태양계 연대기]
    파토 원종우 교수 – 과학과 민주주의 
(3) 보리 출판사 대표  / [특별기고], [꼭 같은 것보다 다 다른 것이 더 좋아], [잡초는 없다]
    농부가 된 철학교수 윤구병 – 지역과 민주주의  
진행 : 「파주에서」 발행인 임현주

* 3분의 발표 내용과 동영상은 홈페이지에 실었습니다. 3인 발표 후 토론 부분을 지면 관계상 편집하여 실었음을 알립니다. 전문과 동영상은 홈페이지에 있습니다.
 (atpaju@hanmail.net)     

 


임현주: 세 분 말씀을 정리한다면 ‘과학과 민주주의는 근대의 산물이고 또 모든 생물종들은 공존을 하면서 살아왔고, 그런 과정을 통해서 멸종의 위기를 극복해왔다’라는 얘기로 종합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제가 드는 의문은 철학적으로 사고하고 과학적으로 사고하고 또 우주적으로 사고한다고 치더라도 사람들간의 갈등이 지나치게 크지 않나하는 생각입니다. 어떻게 보면 자기가 알고 싶은것만 알고 보고싶은 것만 보기 때문에 과학적 사고자체가 안되고 또 거시적으로 사고하는게 어려워진다는 생각을 하는데요.... 서로의 사고의 차이를 좁힐수 있는 방법이 철학이나  과학이 될 수 없는 걸까요?

 

이정모: 예, 다들 똑같이 생각하지 않나요? 이렇게 이렇게 살아야지 하는 큰 그림을 같이 그리지만, 당장 내 눈앞에서 이해가 갈리면 어려운 것 같아요. 오늘 아침에도 저희 작은딸하고 저하고 화장실 때문에 싸웠어요. 근데 가족끼리 화장실을 쓰는 1분 가지고도 갈등이 생기는데, 그렇다고 우리가 딸과 제가 서로 나쁜 놈이라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그냥 자연스러운 것이라 생각하는데, 사회도 뭐 그런 일은 자연스럽게 일어나겠죠. 근데 그걸 극복하기 위해서 민주주의란 제도가 있는거죠. 옛날엔 왕이 ‘이렇게 해버려!’ 하면 되는데 이게 부당하다고 생각하니까 우리가 민주주의를 만들었고, 더 좋은 민주주의 더 넓은 민주주의를 위해서 우리가 더 싸워가고 만들어가고 이런 거겠죠.

 

윤구병: 도시에서 민주주의가 가능한가요? 어떻습니까?

 


이정모: 민주주의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냐? 스펙트럼은 무척 넓을 거라고 생각해요. 박정희 때는 민주주의가 아니였냐? 박정희 때도 민주주의였잖아요. 박근혜 때도 민주주의였고. 여기서부턴 민주주의 여기서부턴 민주주의가 아닌 것이 아니라, 그니까 우리가 얼마나 더 많게, 더 깊은가의 차이겠죠. 그래서 뭐 도시엔 없을 것 같지만 뭐 제가 시골생활 잘 해오진 않았지만 시골이라고 해서 그게 좀 더 깊고 자연스러울수 있지만, 거기라고 더 완벽하고 그러진 않잖아요.

 

원종우:  민주주의가 뭐냐고 얘기 하라고 한다면 참 굉장히 어려운 문제 같습니다.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가치라고 생각하는 것 중에 진짜 가치가 있고 가짜 가치가 있잖아요. 근데 사람들이 가짜 가치에 현혹되면 현혹될수록 정말 작은 차이를 굉장히 크게 생각하고 서로 뺏고 죽이려고 든다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제 생각으로는 이 진짜 가치는 사람 생명, 이런게 진짜 가치죠. 근데 가짜 가치는 예를 들어서 종교의 다름이라던가 정치의 다름이라던가 이런 것들이 생명보다 더 중요해져 버리면 이게 이걸 잡아먹잖아요. 그래서 만약에 말씀하신 맥락이 우리가 도시를 살면서 그..너무나 바쁘고 너무나 복잡한 세상에서 살다보면 자꾸 얘기를 놓치게 되는, 자꾸 다른 것들에 현혹되고 뭐 심지어는 좋은 물건에서부터 각종 온갖 우리 중심을 잃게 만드는 것들이 사실 많긴 많잖아요.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도시라는 것이 참 진짜 가치를 갖고 살기는 어려운 곳이 아닌가 그런 생각 정도는 지금 들었습니다.

평화는 고루 나눠먹는 것, 남북이 영세중립국이 되어야

 


윤구병: 돌아가신 김근태 의원 아시는분 계세요? 김근태 의원에게 누군가가 “평화란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그 분이 딱 한마디로 이야기를 하셨다고 해요. “평화는 밥이다.” 평화란 말 뜻도 고루 평(平)자에다가 벼 화(禾)에다가 입 구(口)가 합쳐서 화(和)이죠. 그니까 고루 나눠먹는 것이 평화다 하는 그런 말인데, 어쨌든 먹을것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평화가 유지되는데 이 나라가 영세중립국이 되어야 하고, 이 영세중립국은 70년 이상을 서로 체제를 달리 꾸려왔기 때문에 한꺼번에 어느 쪽으로 흡수 될 수도 없고 그렇게 돼서도 안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당분간 서로 충분히 이야기가 오가고 동질성이 회복될때까지...  스위스나 오스트리아나 코스타리카처럼 그래서 많은 국방비를 평화쪽으로 돌려서 교육비나 복지비로 쓰게 된다면, 나 같은 늙은이까지 농자짓지 않아도 될 세상이 온다. 그래서 추상적인 논의보다는 어떻게하면 우리의 실천으로 영세중립국으로 갈 수 있을까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이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임현주: 그 구체적인 영세중립, 평화통일로 가는 길에서, 우리들간의 간격을 좁히는 방법이 좀 더 거시적인 안목을 갖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남과 북은 너무 극단적으로 많이 가고 있는데 이 간극을 좁힐 수 있는 것이 철학보다는 과학쪽이지 않을까 생각을 해봤습니다. 참, 원종우 선생님께서 개기일식 보러 미국에 다녀오셨는데 35년도에 북한에서 볼 수 있다고 하셨나요?

“2035년 평양가서 개기일식 보자” 

 

원종우: 네 2035년에 일단 중국으로 해서 북한 거의 전역을 개기일식이 지나가고요. 이쪽에서는 저 강원도 고성군에서 한 몇 초 정도밖에 못봅니다. 그니까 사실은 제대로 보려면 중국을 가던가, 기왕이면 평양쪽이 굉장히 좋은 위치라서 그쪽으로... 그래서 지금부터 2035년이면 꽤 시간이 있잖습니까? 그때는 통일은 안되더라도 적어도 우리가 평양 같은데 개기일식 관광코스정도는... 근데 생각해보면 금강산 열었던게 엊그제 같은데... ‘평양에서 개기일식 보기’ 그런 정도는 해야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하고 있어요.

임현주: 맞습니다. 지금 계산해봤는데요. 18년 남았거든요. 그동안 그런 일이 만들어질 수 있지 않을까요 쉽게? 선생님께서 다시 여행단을 만드시면 여기 계신 분들 모두 가입해서 35년도에는 평양에서 개기일식을 보는 날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관객석에서 : 아까 35년도에 뭐 한다는데 그게 뭔말인지..

 


원종우: 개기일식이라는 건데요. 올 여름에 제가 미국에 갔다 왔어요. 190명이 같이 갔는데, 개기일식이 뭐냐면 태양이 달로 인해서 완전히 가려지는 현상이거든요.  그 현장에 가면 밤까지는 아니어도 새벽녘처럼 어두워집니다. 그 순간에는.. 물론 몇 분 되지는 않아요. 하지만 전체적으로 따지면 달이 해를 먹어 들어가는 게 1시간 가까이 되고, 완전히 없어지는 순간이 있고, 그 다음에 다시 그 달 구석에서 해가 마치 다이아몬드 반지처럼 빛나면서 생겨나는 그 순간이 있고, 그 다음에 빠져 나가죠. 전체적으로 두어 시간 정도 볼 수 있는데, 그 현장을 경험하는 것은 정말 저도 느꼈지만 정말 하늘과 땅차이였어요. 그런 기회가 있으시면 많이 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지만... 그래서 2035년에는 가까운 지역 북한에서 벌어지니까 그땐 우리가 가서 그걸 봤으면 좋겠고, 바램이라면 정말 간 김에 평양도 보고요. 평양도 보고 거기 사람들하고 얘기도 하고 그리고는 그 대동강가에서 일식 그렇게 해를 가리는 그 광경을 보면 얼마나 멋있을까? 그런 생각을 해보면 농담같이 얘기했지만 또 자꾸 얘기를 하게 돼요. 그때쯤 가자 뭐 이러면서... 간절히 원하면 또 많은 구체적인 방법을 생각해야 될 것 같습니다.

 

「파주에서」창간 멤버 모두 함께 평양 가자

 

이정모: 그니까 저는.. 파주에서 좀 제대로 잘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게.. 저 3년전에 5만원 냈거든요. 3년전에 5만원 냈는데, 18년 남았잖아요. 18년쯤 지난 다음에는 좀 잘되서 창간할 때 5만원씩 낸 사람들은 평양에 개기일식 데려간다. 그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임현주: 그러면... 2014년도 저희 신문 창립할 때 출자하신 조합원들을 모시고 평양으로 갈 때

원종우 선생님이 인솔하시고...윤구병 선생님! 같이가시죠?

 

윤구병: 나는 어쩌라고.. 난 더 빨리 통일이 됐으면 좋겠는디...

 

임현주: 아.. 그니까 더 빨리 통일되면 되는건 더 좋은거죠

 

원종우: 근데 말씀을 드리면요, 저희가 개기일식을 보려고 미국에 갈때는 LA로 들어가서 LA에서 차를 타고 1000km를 들어갔어요. 그니까 너무나 멀고 힘든 길을 가서 시골에 들어가고... 지금 생각해보면 파주에서 평양은 차로 2시간도 안걸립니다. 그니까 그 생각을 해보면 저기서 지금 당장 보는데도 우린 저길 못가고 또 그런길을 가야된다는 그런 생각을 하면 참 기분이 참..이상한게 정상이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임현주: 예전에 이정모 선생님이 여러 인종이 섞인 파주 연풍리에 살다가 이사를 갔는데 모두 누런 사람들이어서 놀랐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저는 그게 아주 오랫동안 기억에 남더라고요. 그런 것처럼 사실은 우리가 갖고 있는 편견이나, 아니면 차이를 차별로 만들어 버리는 이런 습성들은 말하자면 과학적·철학적으로 사고를 하지 않기 때문에 무방비적으로 막 들어오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면에서 우리가 이제 세상을 좀 더 공평하고 밝게 하려 한다면 그런 철학적·과학적 사고가 필요 하겠다 이런 생각이 들고요. 그러려면 우리가 멸종하지 말아야 되는데요. 멸종하지 않기 위해서 우리 인류가 어떻게 살아야 되는가를 이정모 선생님한테 듣도록 하겠습니다.

 

이정모: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일단 같이 사는 거고요. 같이 사는 방법과 계획은 같이 살겠다고 살아지는건 아니잖아요. 많은 노력을 하고 싸움을 해야 되는데  「파주에서」도 작은 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잘되다가도 어렵다가 뭐 왔다갔다 하는 것 같은데 3주년 개기로 해서 조금 더, 더 앞으로 많이 나아가고 많이 뻗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임현주: 감사합니다.

 

민통선안 수백만평에서 젊은이들이 땅을 일군다면..그것이 평화

 

윤구병: 저는 파주가 아주 중요한 몫을 할 수 있는 곳이라고 봅니다. 여기는 파주는 철원하고 가깝잖아요. 그리고 민통선 안 남녁만 하더라도 수백만평의 땅이 실제로는 버림을 받고 있습니다. 거기에 이 젊은이들이 파주지역이나 다른 지역 젊은이들이 함께 가가지고 땅을 일구고 그렇게 땅을 일군다는 것은 평화의 세계를 된다는 겁니다. 총, 칼을 손에 들지 않고 낫과 호미를 들고 괭이를 들고...  부지런한 일꾼들로 평화의 세대들로 거듭날 수 있고 그렇게 그 힘으로 영새중립도 이룰 수 있고 통일전망도 이룰 수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임현주: 농부도 철학하고 또 통일운동에 나서고 또 이렇게 영세중립국을 요구하는 책도 쓰시고... 또 앞으로는 농부가 촉망받는 직업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마지막으로 원종우 선생님의 저희 신문사에 격려 말씀 듣고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원종우: 파주에 자주 옵니다. 근처에 일때문에 자주 다니는 편인데 지역사회 같은 경우에는.. 제가 외국에 한 6~7년을 살았습니다. 캐나다하고 영국에서 살았는데 거기서 되게 부러운 것 중 하나가 그 지역마다 각각의 색깔을 가지고 있고 동네마다  그 속에서 무언가가 항상 움직이고 있는걸 봤을 때 굉장히 부러웠습니다. 그 사람들에게서 생활하는 에너지라던가 뭐 그런 그런 것 들이 분명히 있더라고요. 한국에선 제가 경험하지 못했던 그런 모습들이라서... 그런게 굉장히 중요하단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고요. 그리고 3주년 동안 살아남고 계시다는게 굉장히 중요하잖아요. 예 그렇게 계속 살아남으면서 계속 무언가를 뿌리면 결국은 그것이 농부 선생님 말씀대로 결국은 이제 밥이 되고 키워 나가실거라고 생각이 들고, 그렇게 나중에 통일되고 하면서 이 지역이 정말 큰 역할을 하는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임현주: 감사합니다.

 

                                                                                사진 김인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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